밴드 : BETRAY MY SECRETS
타이틀 : Betray My Secrets
포맷 : CD
코드 :
레이블 : Serenades
년도 : 1999
국가 : Germany
스타일 : Ethnic Black Metal
앨범애착도 : 9.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그래, 그동안 참 의아했었다. 그리고 어쩌면 기다려왔는지도 모르겠다. 메탈음악에 전통적인 가락 집어 넣는데 일가견이 있는 익스트림 뮤지션들이 어째서 그 독특한 민속음악을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건드리지 않았는지... 북유럽 민요고, 바이킹 찬가고 간에 이젠 너무 많이 울궈먹지 않았나? 하긴 그렇게 울궈먹어도 좋은건 여전히 좋다만... 어쨌거나 한국, 중국, 일본, 중국, 멀게는 저기 티벳지역까지... 그 신비스럽고, 주술적인 효과를 내는데는 유럽의 발랄하고 생기넘치는 가락보다 이 쪽이 훨 낫다는 생각이긴한데... 그간에는 못듣고 있던건지, 듣고도 눈치 못깐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억에는 분명히 없었다. 그러나 지금 명백하게 아시아의 전통적인 민속 선율을 도입한 것이 틀림없는 블랙메탈, 혹은 둠메탈을 듣게 되었다. 그것이 안타깝게도 아시아 밴드가 아닌 유럽밴드라는 것이 조금 아쉽긴 하다. 이 기막힌 스타일의 음악을 탄생시킨 주인공이 놀랍게도 지금껏 그다지 필이 확 땡기지 않았던 밴드, Darkseed의 메인맨인 Stefan Hertrrich라는 것은 아주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정말 놀라왔다... Darkseed라... 뭐 신통할만치 재미있는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Betray My Secrets라는 다분히 긴 밴드명, 혹은 밴드명이 길기 때문에 둠냄새 풀풀나게 느껴지는 이 밴드는 혹시나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기본적으로 둠데쓰라는 장르를 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에는 둠데쓰 이상의 무엇이 있다. 처음에 언급한것처럼 신비스럽고도 주술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아시아 지역의 전통적인 가락의 도입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전통음악을 다 꿰고 있는 것이 당삼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느나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가끔 티벳이나 인도풍의 영화를 보면 깔리는 배경음악이라든지, 아니면 어디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에서라든지 충분히 익숙해질 정도로 들어본 선율들이다. 그런고로 아마도 티벳이나 인도쪽으로부터 흘러나온 음악들이지 않나 싶다. 빌려온건 선율만이 아니라 각종 악기들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가수들까지 빌려왔다. 이들의 음악에서 느껴지는 건 이 밴드의 원래 멤버인 3인조가 내는 메탈 사운드라기 보다는 나머지 세션멤버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비스러운 효과들이다. 그 효과라는 것은 너무나 풍부한 나머지 매혹되어 버리고 만다. 바람소리 휭하고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잉~"하고 등장하는 피리(?)소리들... 정말로 이국적인 언어로 불러대는 여성의 노래소리... 붕 뜬다는 느낌이다. 물론 이 효과들의 총감독은 그 세션들이 아니라 Stefan일게다... 다분히 람슈타인식의 비트로 진행되는 세번째 트랙같은건 모르긴 몰라도 90프로 이상 그의 입김이 분명하다. 왜냐면 Darkseed에서도 그 인더스트리얼풍의 비트를 느꼈었으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Darkseed보다는 백만스물여덟배는 더 좋다. 단박에 "파악!"하고 느낌이 오는 앨범이 어디 그리 흔한가...
단점은 의외의 곳에서 온다. 런닝타임이 너무 길다라는 것이다. 길면 길수록 수지 맞는 장사라 생각하는 이 내가 런닝타임이 너무 긴게 단점이란 말을 입밖에 낼줄이야... 나도 몰랐다. 그러나 70분에 달하는 이 앨범은 한 45분정도에서 끊었어야 했다라는 생각이다. 아닌게 아니라 앞의 곡들에 너무 감동한 나머지 뒷부분의 트랙은 거의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왜 그랬을까? 어쨌거나, 자신의 방을 매우 이국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연출하고 싶거들랑 이 앨범은 필수다...
뜬금 없는 소리일진 몰라도 조만간 어느 북유럽 밴드가 우리의 '아리랑'이나 가야금 연주들을 훔쳐가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해치워 버려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건 터무니 없는 걱정일까...

2000/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