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EVOKEN
타이틀 : Shades of Night Descending
포맷 : mCD
코드 : AR-031
레이블 : Adipocere Records
년도 : 1996
출신 : USA
스타일 : Doom Death Metal
앨범애착도 : 7/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유럽과 함께 락/메탈 씬을 양분하고 있다는 미국이란 나라지만 유달리 익스트림 메탈이란 테두리 안에서는 힘도 못쓰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단, 유독 둠메탈이란 장르에 있어서는 유럽의 그 어느 밴드 못지않은 퀄리티 밴드를 배출하는 것이 미국이란 것도 한번쯤 깊이 연구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륙별로 따져봐도 마찬가지인데, 아메리카 대륙의 둠메탈 강국을 꼽자면 미국와 칠레다. '와인은 칠레산'이라는 박신양의 그 유명한 영화속 멘트도 있지만 '둠메탈 역시 칠레산'이 핀란드산 다음이라는 개인적 생각이다.)
원래 Funereus와 Asmodeus라는 이름의 데스메탈 밴드로 음악을 시작했던 밴드는 핀란드의 퓨너럴 둠메탈 밴드 Thergothon의 데뷔 EP인 'Fhtagn nagh Yog-Sothoth'의 두번째 트랙인 Evoken에서 그 밴드의 이름을 새로이 따와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인 둠메탈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첫번째 발매작인 본 앨범에서는 Thergothon 스타일의 퓨너럴 둠메탈 스타일은 물론 데스메탈 적인 요소도 상당히 많이 묻어난다. 원래 95년에 발표된 이들의 데모 앨범을 프랑스의 Adipocere Records에서 재발매를 한 것이 이 미니 앨범인데, 지금 들어서는 그다지 특이하다랄 것 없는 평범한 둠데스 메탈 스타일일 뿐이다. 하지만 이 앨범이 최초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94년이라고 봤을때 꽤 대단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현재 미국내에서 Novembers Doom과 함께 가장 유망한 둠메탈 밴드로 인정받고 있는 Evoken의 데뷔작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꽤 클지도 모른다.

2005/10/30







밴드 : EVOKEN
타이틀 : Quietus
포맷 : CD
코드 : AV-052
레이블 : Avantgarde Music
년도 : 2000
출신 : USA
스타일 : Funeral Doom Metal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Evoken을 메이져급 밴드로 격상시킨 문제의 앨범으로 Avantgarde Music에서 발매된 관계로 여기저기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앨범이다. 그리고 이런 앨범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란 것은 둠메탈 팬들, 더 나아가 익스트림을 좋아하는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일이다. 그런데 사실 흔히 보이는 아이템일수록 잘 구하려 들지 않게 된다. 언제든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음반들에게 우선 순위에서 늘 밀리게 되는 것이다. 사고 싶은 CD는 매일매일 곱으로 생기고 주머니 사정은 넉넉치 않게 되고, 뭐 특정 장르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매니아들 중에 이런 고민에 한번 안빠져본 사람 있을까?
근 한달 즈음 전부터 Funeral Doom Metal, 혹은 Funeral Black Metal이란 장르에 부쩍 더 흥미를 갖게 되었다. 흥미라기보다는 이 쪽 음악에 비로소 귀가 열렸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수년전 이 음반을 처음 접했을때와는 비교도 안되게 Evoken의 음악이 절망스런 감동으로 와닿는다. Evoken은 단순한 둠데스메탈 밴드가 아니었던 것이다. 헤비니스와 메탈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Evoken은 블랙메탈에서나 느껴봄직한 극단의 사악함과 어두운 면모를 표출해낸다. 둠메탈 특유의 암울함과 절망감이 기본 옵션임은 물론이다. 이 블랙스러움은 키보드라는 악기가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Krohm이라는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미국의 원맨 블랙메탈 밴드의 멤버인 Dario Derna (Numinas)가 바로 그 키보드를 담당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물로 억지로 꿰어맞추려는 추론이지만 Evoken이란 밴드가 현재 점점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Funeral Black Metal의 선구자였음을 재발견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2007/04/16







밴드 : EVOKEN
타이틀 : Antithesis of Light
포맷 : CD
코드 : WAR-038
레이블 : Mercenary Music
년도 : 2005
출신 : USA
스타일 : Funeral Doom Metal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사실 Quietus때도 그랬고 Embrace the Emptiness때도 - 듣기야 가장 나중에 듣긴 했지만 -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 익스트림 씬에서, 보다 정확히는 둠메탈 씬에서 각각 명반 대열에 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과거의 1, 2집을 모두 제쳐두고 Evoken 가장 최고의 명반을 꼽는다면 현재까지 가장 최신작이랄 수 있는 바로 이 앨범 'Antithesis of Light'라는 것에 이견을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한 밴드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전작을 넘어서는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말 엄청난 일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대단한 위업을 이뤄내고 있는 현재 진행형인 밴드임에도 의외로 그 인지도, 내지는 앨범구매욕구도가 낫다는 것은 대단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 이유는 나 자신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알려진 이름의 밴드, 그러니까 좀 된 밴드들은 왠지 신선한 느낌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이들의 앨범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없잖아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실제로 나는 Evoken의 음악을 그렇게 높은 수준으로 평가하지 않았었다. 뭐 이미 시디도 가지고 있는데다가 무명의 밴드도 아니기 때문에 나까지 관심 가져줄 필요가 있을까라는 어이 없는 자가당착같은 거였던 거다. Evoken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이 밴드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라는 사실. 뒤늦게나마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음악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Dario Derna가 탈퇴를 했음에도 Evoken의 암울함과 절망감의 극단적 표현은 전혀 문제가 없다. Dario Derna의 역할이 그렇게 대단치는 않았나보다. 지금 들어보면 Evoken의 음악중 가장 커다란 특징은 코러스를 잔뜩 먹인 영롱한 기타 아르페지오가 아닌가 싶은데, 이 소리가 다른 헤비한 악기들 사이에서 가장 섬뜻한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언젠가 발매될 이 다음 앨범 역시 'Antithesis of Light'를 넘어서는 또 하나의 명반으로 자리잡을 것이 틀림없다.

2007/04/16







밴드 : EVOKEN
타이틀 : Embrace the Emptiness
포맷 : CD
코드 : SP-008
레이블 : Solitude Productions
년도 : 2006
출신 : USA
스타일 : Funeral Doom Metal
앨범애착도 : 9.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Evoken의 첫번째 정규 앨범인 'Embrace the Emptiness'는 1998년 Elegy Records라는 미국 레이블에서 몇장인지 알 수 없는 한정반으로 발매가 되었었다. 그래서 실제로 주변에서 Evoken의 음악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Quietus'와 'Antithesis of Light' 두 장의 앨범에 대한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두장의 앨범도 둠메탈 계보에 길이 남을만한 명반들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솔직히 말해 Evoken의 절판된 데뷔 앨범이 '전설적인 명반'이라는 얘기를 그 어디서조차 들은 적은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 앨범을 오리지날 반을 어떻게서든 구하고 싶었다느니, 재발매를 간절히 기다렸다느니라는 구라는 치고 싶지 않다. 이 앨범이 정말로 '전설적인 컬트'의 대열에 끼일 수 있을만한 가치의 앨범이라는 얘기는 이 재발매반을 듣고 나서 인터넷을 뒤져본 후였다. 결과적으로 또 한번 Solitude Productions이란 레이블에 감사한다.
지금까지는 한번도 Evoken이란 밴드가 Funeral Doom Metal의 카테고리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Embrace the Emptiness'를 듣고 난 뒤 Evoken이란 밴드가 여타 다른 미국의 둠메탈 밴드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를 확연하게 알 수 있다. 나는 그저 지금껏 Evoken을 Novembers Doom이나 Em Sinfonia, Avernus등과 같은 계보로만 인식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열거한 밴드중 Evoken만한 암울함과 극단적인 앳트모스페릭을 뿜어내는 밴드는 없었다. 이들의 실력이 딸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Novembers Doom과 Evoken은 장르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Quietus'와 'Antithesis of Light'등의 앨범도 Funeral Doom Metal의 영향권 아래 있다는 가정을 하게 되면 그 극단적 앳트모스페릭함의 원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래서 음악은 귀와 가슴으로만 듣는게 아니라는 얘기가 나오나보다.

200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