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FAERGHAIL
타이틀 : Horizon's fall
포맷 : CD
코드 :
레이블 : Shiver Records
년도 : 1999
출신 : Finland
스타일 : Symphonic Black
앨범애착도 : 8/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얼마전에 소개했던 Ulcus도 Shiver Records 소속이었고, 근래 들어 Shiver Records 소속의 밴드들이 자주 눈에 띄는것 같다. 합병소식이 들려오던 Century Media와 Nuclear Blast가 익스트림 메탈씬에서는 부동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레이블이라면, Napalm Records와 Hammerheart등이 2군 세력, Folter Records나 Shiver Records등은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신진세력이라 칭하는 비유도 가능할 듯 싶다. 얼마전까지 들어본적도 없는 레이블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네임밸류를 부여할 정도가 되면 그것은 음반을 고를때의 선택폭이 넓어진다라는 걸 의미한다. 그와 동시에 주머니 걱정도...
95년도 핀란드에서 결성된 Faerghail은 과거에 놀랍게도 지금과 같은 블랙메탈이 아닌 멜로딕메탈을 하던 밴드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렇겠지만, Faerghail의 음악은 대단히 멜로딕하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이 음반은 99년이 아닌, 97년에 벌써 발매되었어야 할 앨범이지만, 개나소나 다 가지고 있는 레이블 문제라는 것때문에 2년이나 지각발매되었다고 한다. 이 데뷔앨범에서 들려주는 이들의 음악중 몇가지 요소들은 몇몇 유명밴드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키보드의 음원이나 진행은 흡사 Summoning을 상기시키고, 보이스 칼라는 Cradle of filth를 상기시킨다. 그러나 이 독특하다랄 순 없는 요소들이 한꺼번에 뭉쳐서 만들어내는 음악은 상당히 독특하게 들린다. 아마도 이 독특함, 아니 '때묻지 않은 듯한'이라고 표현하는게 나을 듯 싶은 이 순수함은 아마도 녹음의 질로 인해 느껴지는 것 같다. 기타의 리프는 매우 단순하고, 녹음은 조악하다. 그렇지만 감히 말하건대, 난 이 다소 어설픈 녹음때문에 Faerghail의 음악을 좋아한다. 기분좋게 들린다고나 할까... 물론 듣기좋은 여성보컬을 삽입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열악한 음질에도 종류가 있다. 어떤 음반은 귀를 찢어대는것 같은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서 집어던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또 어떤 경우는 그 열악함이 그렇게 구수할수가 없다. 익스트림 메탈과 '구수함'이란 표현이 과연 신빙성이 있을만큼 어울리는 표현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상당히 애착이 간다라는 뜻 정도로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소위, 돈냄새 오방 나는 음반, 좋게 말하면 '신경을 많이 쓴'음반은 물론 그 화려함이나 완성도 때문에 애착을 갖긴 하지만, 요즘에는 Faerghail같이 돈냄새랑은 전혀 무관한듯한 음악들에 훨씬 덜 질리고, 오랫동안 듣게 된다. 비싼 사운드 이펙팅의 영향이 조금이라도 덜 가미된 조금 더 인간적인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모르긴 몰라도 Shiver Records가 발표하는 대부분의 음반에는 이런 느낌이 있다. 내가 가진 '평민의식'이란건 듣는 음악적 취향에도 영향을 미치는건가... 이러한 당위성 없는 애착의 근저에는 아마도 '이건 왠지 귀한 음반, 혹은 드문 음반'일거라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Faerghail은 듣기 좋은 키보드 멜로디가 들어간 멜로딕블랙 정도로 분류하는 게 옳을 듯 싶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조금 멀다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투성이지만, 그 군더더기마저 좋다는데 누가 뭐랄 것인가... 사실 Faerghail은 'Faerghail만이 들려 줄 수 있는'따위의 얘길 할 수 있을 정도의 유니크함은 가지고 있지 못하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그런 스타일의 음악이며, 그와 마찬가지로 언제 들어도 '좆같다'라는 불평은 안 나올 그런 무난한 스타일 말이다.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의 모습도 바로 그런 유형의 겉모습을 가지고 있다. 부클릿에 수록되어 있는 멤버들의 사진은 흡사 한적한 외곽도시에 거주하는 평범한 대학생들처럼 보인다.(무슨 백스트릿보이스냐?) '극단'과는 거리가 멀 듯하며, 그냥 '만만디'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것 같은 그런 여유로운 표정과 옷차림... 그 외모에 비하자면 이들의 음악스타일은 놀랄만한 것이지만, 블랙메탈이란 카테고리 안의 여타 다른 극단적(?) 음악들과 비교를 해보면, Faerghail의 음악은 어디 한군데 모난 구석이 없는 그런 무난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미 두번째 앨범 "Where angels dwell no more"의 녹음이 끝나고 예정대로라면 올 초가을에 벌써 발매되었어야 하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왠지 다음 앨범에서는 틀림없이 뭔가 변화된 모습을 보일거라는 생각을 품게 만드는 밴드가 있다. 더도말고 덜도 말고 딱 Faerghail 만큼이어라...

2000/12/01







밴드 : FAERGHAIL
타이틀 : Where angels dwell no more
포맷 : CD
코드 : LSP 002
레이블 : LSP Company
년도 : 2000
출신 : Finland
스타일 : Melodic Black
앨범애착도 : 7/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Faerghail의 데뷔앨범 "Horizon's Fall"은 레이블 문제라는것 때문에 2년동안 지연되다가 99년에야 햇빛을 보았고, 지금 소개하는 두번째 앨범 "Where Angels Dwell No More" 역시 작년초에 발매되었어야 했는데 또 1년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것 같다.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다음 앨범인 "Where angels dwell no more"가 작년 1월에 녹음을 마치고 그해 여름쯤 같을 레이블인 Shiver Records에서 발매될 거라고 명시되어 있었다.(알고보니 홈페이지 주소도 바뀌었음) 데뷔앨범에 상당한 만족을 하고 난지라 이들의 앨범발매소식을 고대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작년말에 "Blood will follow blood"란 이름의 MCD가 Nothern Sound Records에서 발매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두번째 앨범인 "Where angels dwell no more"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라고 의아해하고 있던중 올해 2월달에 LSP Company란 곳에서 문제의 두번째 앨범이 앨범 자켓까지 바뀌어서 드디어 발매된 것이었다. 언제나 늦는 이들의 앨범발매에 대한 얘기를 기타리스트인 Tuomas의 입을 통해 들어보자.
"문제는 언제나 레이블이었다. 왜 그렇게 늦는지는 우리도 모르겠으나, 이제 더 이상 신경 안쓴다. 어쨌거나 발매는 되었으니까..." (4. 21. 인터뷰중에서)
LSP Company(Last Shivering Planet)는 Shiver Records의 바뀐 레이블 이름이었는데, 뮤지션들의 입장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는 레이블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역시나 레이블 문제라는 것 때문에 각 앨범의 녹음시기와 발매시기가 뒤집혀 버리는 희안한 일이 Faerghail이란 밴드에게 생긴 것이고, 팬의 입장에서는 어떤 앨범 스타일이 Faerghail이란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인지 헷갈리는 상황을 발생시켰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이들의 데모를 제외하고는, 지금것 발표한 - 들어본 - Faerghail의 모든 앨범은 그 각각의 음악 스타일이 대단히 다르기 때문이다.
데뷔앨범인 Horizon's Fall은 확실하게 블랙메탈의 영향 아래 멜로디를 강조한 음악스타일이고, 이 두번째 앨범은 블랙메탈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이 80년대 정통 헤비메탈의 흔적이 두드러지는 데스메탈에 가까운 멜로딕메탈, 그리고 아직 정식으로 들어보지 못한 - 대충 인터넷을 통해 들어본 - MCD "Blood will follow blood"는 초기 Katatonia의 흔적이 약간 느껴지는 다크메탈정도 되겠다. 어쨌든 세 앨범을 나란히 가져다 놓으면 이것이 과연 하나의 밴드가 발표한 앨범인지 의아할 정도로 확연한 차이가 나는데, 각 앨범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멜로디를 강조한다라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좋게 말하자면 앨범을 발표하면서 나름대로의 스타일이란것을 찾아 가는듯 보여진다.
두번째 앨범 "Where angels dwell no more"만 놓고 볼때 이 앨범은 그다지 매력으로 가득찬 앨범은 아닌것 같다. 미드템포로 진행되는 대부분의 곡은 확실히 멜로디컬하지만 너무 진부하다. 그다지 타이트하다든지, 꽉꽉 조여주는 느낌도 부족하고 왠지 조금 빈약하다고나 할까. 사운드는 데뷔앨범보다 훨씬 나아졌다라는 것이 느껴졌지만, 데뷔앨범에서 느껴지던 풋풋함은 온데간데 없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스타일을 답습한다. 오히려 데뷔앨범이 훨신 깔쌈했다.
듣다보면 Iron Maiden도 생각나고, Amorphis의 초기 앨범들도 생각나는 것이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상당수의 리뷰에서는 이들을 대단히 모던한 스타일의 블랙메탈(?) 밴드로 명명한다. 참 사람 귀는 각양각색이다. 아무튼, 바로 이전에 발표한 MCD(실제로는 다음앨범이 되겠다.)에 더 기대를 갖게끔 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앨범이다.

200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