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GLOOMY GRIM
타이틀 : Life?
포맷 : Digi-CD
코드 :
레이블 : Holy Records
년도 : 2000
출신 : Finland
스타일 : Symphonic Black Metal
앨범애착도 : 7.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아무리 생각해봐도 "Fear! the new king, worship him!"등의 가사를 만약에 한국어로 바꿔 부른다면 그 유치함이 처절하다 못해 아마 닭살을 유발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것같다. 그것도 반복구절로... "무섭지! 새 왕이다. 숭배하도록 하라!!" 이 얼마나 처절한가... 이런때는 오히려 영어가사를 알아듣지 못하는것이 음악을 듣는데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영어권의 사람들은 우리랑 인지구조가 달라 이런 가사들이 전혀 안 유치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흠... 뭐 가사의 유치함을 전달하고자 이 글을 쓰는건 아니니, 가사 얘기는 여기서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단지, 거의 모든 곡의 가사가 이따위라는 것만 알아두시길... -.-
Gloomy Grim이라고 부른다. 핀란드에서 날아왔다. 프랑스의 유명한 레이블 Holy Records사 소속이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간다. 흠... Holy Records면 고딕인가?(왠지 고딕이라 생각하고 있다.) 자켓이 깔끔하니, 인상이 좋다. 디지팩이라 조금 망설였다. 근데, 11곡이나 있네... 앨범을 사기전 이 음반을 앞에 놓고 든 생각들이다. 아무런 정보도 없다. "어이~ 이거 한번 들어봐도 돼?" 레코드 주인한테 얘기했다. "물론이지. 아마 좋아할걸~"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고마워~" 그리고 들었다. 훠이~ 참 음악이 빵빵하기도 하지... 뭐가 이리 쭉쭉빵빵한지. 그 첫느낌을 설명하라면 딱 한마디로 Symphonic이다. 그것도 왕창심포닉. 아마도 Old Man's Child의 Revealation 666을 들었을때, Mactatus의 The complex bewitched을 들었을때, 이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것 같다. 빙빙 돌리지 않고 까놓게 탁 얘기하자면 돈냄새 팍팍 풍기는(오죽하면 세 앨범 다 디지팩이랴~~) 화려한 키보드 사운드의 전형적인 노르웨이 심포닉 블랙메탈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거나 단박에 귀를 사로잡은것은 틀림없기에 주저없이 집어들었다.
노르웨이 심포닉 블랙밴드들의 특징은(근래들어 더욱 두드러지는 특징) 앨범을 산 날짜가 '오늘'이란 순간부터 점점 멀어질수록 플레이어에 걸어두는 빈도수 역시 점점 적어진다라는 것이고, 또 하나의 특징은 사고나서 얼마간은 대단히 애지중지하는 앨범중의 하나가 된다라는 것이다. 위에 얘기한 모든 앨범이 그랬고, 지금 Gloomy Grim의 "Life?"는 확실히 애지중지하는 앨범이다. 얼마 지나면 수집 아이템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 씨디가 될지언정 말이다. 이런 경우 이 음악을 뭐라고 묘사하느냐를 얘기한 적이 있다. 바로 앞에 앞에 글에서... 복습해 보자. 그렇다. 바로 catchy하다. Gloomy Grim은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밴드 Thy Serpent, 이름을 대도 긴가민가 하게 되는 밴드 Soulgrind, 이름을 아무리 대도 들어본적이 전혀 없는 Nomicon이란 밴드의 멤버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 더구나 이 밴드들은 적어도 두명 이상의 Gloomy Grim 멤버들을 공동소유하고 있고, Gloomy Grim 멤버중의 세명은 또 다시 Wahalla라는 다른 밴드를 만들어 음반을 냈다. (Wahalla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재미 없고 밋밋한, 블랙의 탈을 쓴 데스메탈을 한다.) 이것들이 오스트리아 흉내를 내는건지 뭐 이리 족보가 지저분하단 말이냐...
아무튼 뭐니뭐니해도 이 팀의 메인맨이랄 수 있는 자는 Thy Serpent의 드러머 출신 Agathon이다. 그리고 그 화려한 빵빠라빰 키보드 역시 이 자의 솜씨라고 한다. 인터뷰등을 보아하니, 자신의 음악(스스로 상당히 독특한 음악이라 생각하고 있다.)과 사상(사타니즘에 상당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스스로 칭하길 Gloomy Grim의 음악을 "Horrific Dark Metal"이라고 하던데, 속지 말길 바란다. 괜히 깜도 안잡히는 형용사 때문에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들의 음악은 그냥 돈냄새 팍팍 나는 노르웨이 심포닉 블랙 스타일이다. 한국인의 정서로는 Horrific이란 걸 느낄 껀덕지도 없다. 워낙에 비스무리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많이 등장해 조금은 식상함마저 느끼게 되는 노르웨이 블랙메탈 씬에 핀란드 밴드까지 설쳐대니(?) 거의 오리지날이랄 수 있는 Dimmu Borgir의 심정이 어떨까... Dimmu Borgir, Old Man's Child, Mactatus 등을 좋아하는 팬이라면 Gloomy Grim 역시 필청 음반이다. 데뷔앨범인 Blood, monsters, darkness에서는 여성보컬도 참여했다고 해서,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 구하기 녹녹치는 않겠지만...
그나저나 홈페이지가 있긴 한데, 대단히 짜증나니 방문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잘 만들어놓긴 했는데, 방문자의 심리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나 할까...

200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