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World?



KOROVAKILL

Date : Apr. 26, 2001
Answered by Christof
Questioned by Young "Anarchist"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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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하고 싶은 말은 이 인터뷰를 과연 자신있게 사람들한테 보여줘도 되겠는가 고민 을 상당히 했다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 인터뷰중에 가장 난해한 인터뷰라고 할 수 있는데, 답변을 맡아준 Christof의 글쓰는 스타일 자체가 워낙에 은유와 상징을 많이 사용했는지라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대충은 알아먹어도 막상 한국어로 번역하려하니 꽤 나 어색한 경우가 많았다. 섣불리 번역했다가는 말하고자 하는 의도 자체를 왜곡시킬 위험도 크거니와 그렇다고 해서 또 직역만으로 번역해 버리면 글 자체가 상당히 볼쌍 사나와질 염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번역을 끝마친 지금도 사실은 자신이 없어 개운치 못하다. 내가 번역해 놓고도 이것이 무슨 말인지 나조차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참 언어라는 것이 이상해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겠는데, 그것을 다시 풀어내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라한 번역에 대한 변명만으로 KorovKill에 대한 인터뷰 서문을 채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번역번 보다는 원문이 KorovaKill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도울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쨌거나 성의있게(성의가 넘치는) 써준 인터뷰인데, 내 능력밖이라는 이유로 버려 둘 수는 없고 해서 부끄러운 공개를 해버림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인터뷰 이후로 KorovaKill이라는 밴드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Christof라는 개인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커졌다. 새앨범 "Waterhells"에서 들려준 그들의 전위적인(아방가르듯한) 음악 못지않게 전위적인 Christof의 사고방식을 알아보자.

- 인터뷰에 응해줘서 매우 고맙다, Christof. 이 인터뷰가 한국의 메탈 팬들에게 Korovakill을 소개하는 데 있어 정말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사를 좀 해주겠는가.
우리를 한국의 메탈 팬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만들어주어 정말이지 애너키스트에게 매우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것은 우리 밴드 역사상 처음으로 갖는 한국과의 인터뷰이기 때문에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 KorovaKill은 아직 한국에 그다지 알려진 밴드는 아니다. 그래서 말인데, KorovaKill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밴드의 역사를 좀 얘기해주겠는가.
"Wanterhells"은 우리의 세번째이자 데뷔앨범이기도 하다. KorovaKill은 오스트리아 레이블인 Napalm Records에서 이미 "A Kiss in the Charnel Fields"(1995)와 "Dead like an Angel"(1998) 등 두장의 앨범을 발표했던 Korova를 그 전신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첫번째 콘서트가 1991년에 있었으니, 올해는 우리에게 결성 10주년이 되는 해가 된다.
작년에 우리는 모종의 변화를 결심했고, 지난 흔적을 모조리 지워버리기로 했다. 드러머인 Moritz와 나는 다른 네명의 뮤지션들과 결별했고, 새로운 키보더이자 사운드메이킹을 담당하는 Renaud Tschirner을 받아들여 3인조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 이제 막 새앨범인 "Waterhells"을 발표했는데, 현재까지의 반응은 어떤가?
각종 잡지나 웹진등에서 보여지는 긍정적인 리뷰들을 보고 우리는 꽤나 놀랐다. 사실 "Waterhells"이 발표된지 이제 막 6주가 지났을 뿐이라 이 이상 얘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우리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 바랄 뿐이다. 평가는 좋으나 판매는 저조한...
- 그야말로 많은 일이 KorovaKill이란 밴드에게 일어난 것 같다. 밴드명의 변화라든지, 심지어는 레이블과 멤버변동까지... 이런 변화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해주겠는가?
우리는 황소를 죽였을 뿐이다. BSE(역주 : Bullshit!이 아닐까 예상합니다.)와 입바른 소리를 하는 무리등은 이 세상의 인위적인 재생산 집단과 싸우는 우리의 전쟁에 동참했다.
Korova는 쓰레기 같은 무리들을 상징한다. 그것은 완곡하게 표현하면 "사회"라는 것이 되겠다. Korova는 도처에 널려있다. 그것은 개인의 권리를 박탈하기위해 비겁하게 모여드는 사람들이 있는 곳마다, 그리고 평범한 자들이 뛰어난 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모여드는 곳마다 존재한다. Korova(범인들)는 자신이 뿌려놓은 배설물들을 버려둔채 떠나간다. 멍청한 자들만이 "뭉치면 산다!"라는 말을 한다. 개인의 인격과 존엄성, 그리고 비표준성은 Korova라는 황소에게 있어 붉은 천과 같은 경고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KorovaKill을 만들어야 했다. 이 세상의 아둔한 황소들의 끔찍한 집단과의 전쟁, 거대 산업사회, 즉 모든 형태의 삶을 기계적인 수치와 개념으로 바꿔버리는 현대판 나찌즘과의 전쟁을 위한 KorovaKill은 위대한 맹수이자, 사자의 왕이며, 황금의 용이다. KorovaKill은 이 모든 것을 태워버릴 불꽃이며, 자신의 재에 토악질을 해대는 불사조같은 것이다.(역주 : 불사조는 자신의 몸을 불태우고 나 그 재로부터 다시 환생한다고 한다.)

- 하하, 네 말은 결국 '자살'이라는 소리로 들린다. 어쨌거나, 너의 의미는 너 자신을 한번 죽인뒤 다시 부활했다라는 것인데, 그럼 이전에는 어째서 Korova라는 이름을 사용했는가, 네 말대로라면 넌 너 자신을 "사회"라는 쓰레기로 간주했다라는 것이 된다. 내가 볼 때 넌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예상해보건대 그건 일종의 빈정거림같은거 아니었나?
이 모든 의미의 관계와 의미를 알아챈건 불과 2년전이었다. 그전까지 우리는 그 숨겨진 의미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질 못했다.

- 새 레이블인 Red Stream은 너희들에게 어떤 잇점을 주는지, 그리고 Napalm 시절과 비교해서 뭐가 더 나은지 얘기해줬으면 한다.
Red Stream은 우리에게 예술적인 자유를 준다. 그것은 지금의 Napalm Records가 우리에게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Napalm은 지금 꽤나 큰 회사가 되었고, 그것은 그들이 밴드의 오리지날리티라는 것보다는 마켓팅과 세일즈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가 된다. 우리는 포주에게 돈을 떼먹이는 창녀가 되긴 싫었다. Red Stream은 매우 믿을만하고 맘에 드는 레이블이다. 우리는 단지 그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다라는 것 이상이며, 우리의 상호협력은 꽤나 잘 이루어지는 편이다.

- "Waterhells"은 지금껏 내가 들어왔던 앨범중 최고의 컨셉트 앨범이다. "Waterhells"에 수록된 각각의 곡들은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런 이유로 나는 네가 곡을 만들기 이전에 가사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하는데, 어떤가?
매우 고맙다. 이 결과물이 씨디라는 형태로 제작될데까지 우리는 3년간 이 컨셉트에 매달려왔다. 사실 가사와 곡은 거의 동시에 만들어져갔다고는 하지만, 네가 지적한 바가 옳다. 처음에는 그 컨셉트의 단상들과 내용들만이 있었다. 최초에는 몇몇 단상들, 그리고 색감, 모양, 그리고 기이한 운동들의 집합체가 존재했고, 나는 그러한 것들을 종이위에 써내려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언어로써 점점 구체화 되어갔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소리와 음악이 만들어지고 결국에는 가사가 완전히 그 형태를 찾아갔다.
3년전 갑자기 내 머리속에 떠오른 그림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이름도 과거도,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한남자가 바다 한가운데서 깨어난다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이이서 또 다른 그림들이 떠올랐다. 피흘리는 바다요정이 거기 있고, 바다 깊은 곳에 뿔달린 해골 궁전이 있고, 대리석 조각으로 가득찬 아주 하얗고 창백한 구멍도, 그리고 이 모든것을 묻어버리고 마는 불타는 태양... 나는 거의 미쳐갔다. 왜냐하면 그림, 즉 단상들이 내 머리속에서 계속 머물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내게 말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것들을 보기 싫어할수록 그것들은 더더욱 성을 냈다. 결국 나는 이 기이한 내 머리속의 조각들을 자세히 알아봐야만 했고, 그것을 지도로 그려내었다. 종국에는 12개의 지도가 만들어지고 그것은 모두 함께 "위대한 바다의 지도"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소리와 멜로디가 이 단편들 사이에서 넘치기 시작했고, 나는 그것들을 나의 기타로 잠재워야만 했다. 그리고 그것들로 곡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머리속을 다시 조용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었다.

- 네 설명을 듣고 이제야 조금 알겠다. 처음에 "Waterhells" 씨디에서 발견한 몇몇의 그림과 이미지들을 처음 봤을때, 그것들은 대단히 신비하고, 상징적이고, 은유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 그림들을 다 네가 그렸나?
그 모든 시각적 컨셉트 또한 모두 우리 자신이 한 것이다. 단지 마지막 레이아웃은 이전에 "Dead like an Angel"에서도 함께 일했던 우리의 친구 Adreas Seebacher가 해줬다. 우린 그에게 모든 컨셉트와 그 단상들을 설명해줬는데, 그는 이내 "위대한 바다"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을 가져온 것이다. 언제나처럼 그의 작업에 대단히 만족한다. 그는 Neptune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 너의 가사는 대부분 바다 - 혹은 물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심지어는 아무런 가사가 없는 첫번째 곡 "Birth"조차도 듣고 있자면 마치 심연속에 머무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거나, 이것들은 너의 개인적 믿음이나 철학과 관련이 있는건가? 바다 -혹은 물은 네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너희 나라 오스트리아에는 바다가 없지 않은가.
우선 우리는 위스키잔 속 얼음조각의 "물"에 대해 노래하고 있지 않는다. 역시 화장실 욕조에서 넘쳐나는 그 "물"에 대해서 노래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색욕에 굶주린 호색한들로 가득한 수영장의 "물"을 노래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우리는 대서양이나 태평양이란 바다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물 자체, 즉 원형질로써의 물/바다를 노래한다. 이것은 상징적인 것이다. 물은 기본요소이며, 손에 잡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언제나 변화하며 절대 똑같은 형태로 머무르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의 가시적인 세계 이면에 숨겨진 비옥한 힘이다. 달리 말해 가시적인 세계의 불이란 것은 위대한 바다라는 곳에서는 아주 미미한 것일 뿐이다. 이것은 역동적인 힘이자, 진정으로 우리를 탄생시킨 것에 대한 인식이자 무지한 인간들의 지각밖에 숨겨진 힘이다. "Waterhells"는 지옥처럼 끔찍한 홍수를 의지의 적극적 힘으로 바꾸고자 함을 의미한다. 모든 컨셉트는 그림이라는 언어를 사용한다. 그러한 언어들 표현뒤에 숨겨진 것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들의 원래 의미를 절대 알 수 없을것이다.

- 내 생각에 "Waterhells"은 그 가사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야 앨범에 제대로 빠져들 수 있는 앨범인것 같다. 그런데, 알다시피 너희의 가사는 너무나 추상적이라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무지하게 힘들다. 그래서 말인데, 가사에 대해 좀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Waterhells"은 "위대한 바다"의 영원한 순환에 대한 이야기다. 위대한 바다라는 것은 모든 시간대의 모든 원자, 파동, 사물, 운동, 자극의 요약체이며, 모든 시공간에서의 모든 사물의 갈래가 하나의 실체로 모여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것은 세상 모든것의 단 하나뿐인 세상이다. 위대한 바다는 모든 것의 근원이자 끝이기도 하다. 혹자들은 이를 Tao, Brahman, Apeiron, Hyle, Chaos, Ain Soph Aur, Substance, Central Monad, World of Will, Alpha & Omega 혹은 Grand Unified Energy라고 부르기도 하며, 애너키스트 너는 이미 이것을 '심연(the abyss)'라고 불렀다. 물론 그렇게 불릴 수 있을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흑(黑)은 모든 것이 있는 금(金)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천둥이 치면 작은 물방울들은 이면의 세계로부터 나와 이 가시적인 세계에서 다시 탄생한다. 그 어느곳도 아닌 바다 가운데서 한 사내가 목적도 없이 이름도 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얼마나 지났는지 전혀 인식할 수 없을 정도의 기나긴 시간후에 결국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는 것 이외의 그 어느 방향도 의미가 없다라는 걸 알게 된다. 결국 그는 가라앉고 소용돌이 치는 세계의 한가운데로 빠져 들어간다. 그 바다의 바닥에는 해골궁전이 있다. 그 성은 악마의 얼굴 모양을 한 뼈로 만들어져 있다. 인어와 요정들이 그 성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최면적인 노래로 그를 그 무서운 곳에서 빼내려고 유혹한다. 달콤한 마약같은 그들의 마법같은 목소리로 그는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졸음이 오게 되지만, 이내 그는 그들이 유혹하는 영원한 꿈결같은 낙원을 따르지 않을것을 결정한다. 그는 고통스러운 결심을 안은 채 공허하고 죽어 있다는 느낌, 그리고 술에 쩔은 허깨비 같은 상상으로 가득찬 고통스러운 표정의 해골 궁전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그 안에는 수만의 대리석 조각으로 가득한 하얗고 창백한 홀이 있다. 모든 시간은 얼어붙었고, 모든 느낌은 그 자리에서 놀라움으로 꼼짝할 수 없었다. 구원받지 못한 자들은 돌에 새겨진 채 모두 그 곳에 있으며, 그들이 현실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가 한방울의 피를 흘려주길 기다려야만 했다. 그리고 대리석 홀의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책이 있는 제단이 있는데, 그 책의 표지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가 책을 열자 3차원 입체 세계가 그 안에 펼쳐졌고, 그가 모르는 언어로 가득차 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책을 넘기는 도중 그는 책장의 끝에 손가락을 베고 만다. 그 핏방울은 땅에 떨어지지 모든 조각들이 일제히 그들을 속박하고 있는 돌로부터 해방된다. 그 조각들은 삶으로 돌아오는 순간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찢어질 듯한 검들의 소리와 야수같은 비명소리들은 잠자던 악마들을 깨우고 붉은 광채가 그들의 눈과 온몸의 구멍에서 뻗어나오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지막 비밀의 문을 지키려 했으나, 그들의 위협은 단지 게임에 불과했으며, 마치 거울속의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이 무의미한 것이었다. 이건 마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흑이 모든 것이 있는 금을 기다리는 바보들의 세상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는 동안 그는 갑자기 모든 색깔들과 황금색 요지경같은 단상들, 소리들, 냄새들, 감정들이 그 자신을 압도하는 걸 알게 된다. 그는 마지막 다리를 건넌다. 그 터널의 끝에서 그는 태양의 심장부에 닿게 된다. 모든 물들은 녹아 없어지고 그는 너무나도 명백하게 Neptune의 그물이 부서진걸 보게 된다.
마지막 곡의 마지막 코드는 12 개의 반음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반음은 각각의 곡들을 상징한다. 결국 앨범의 모든 곡은 서로 얽혀져 있으면 하나로 귀결되는 것이다.

- Red Stream은 KorovaKill을 아방가르드 블랙메탈로 부르고 있다. 이것에 대해 동의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너 자신은 KorovaKill의 음악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언어라는 건 단지 환상의 세계일 뿐이다. 협소한 묘사로써 우리에게 공허한 감옥을 제공해주는 그따위 것들이 나의 일이 아니라 잡지라든지 레이블의 일이라는 것이 기쁠 뿐이다. 우리 프로모터는 "A Trip into New Metal"이라는 문구를 택했다. 몇몇 리뷰는 우리를 "Epic Avantgarde" 혹은 "Death Pop"이라고도 부른다. Red Stream은 "Avant-garde Black Metal"이란 말을 택했다. 우리는 모든 단어에 다 어울린다. 사실 단순한 하나의 문장으로 묘사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특별한 스타일이라든지 씬이라는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만약에 "그 어느 카테고리에도 얽매이지 않는 음악"이란 소개를 택한다면 레코드 프로모션 같은거 하기 굉장히 힘들어진다.

- Korova 시절부터 지금까지 너희 음악은 항상 다양성과 앳트모스페릭함 자체를 대단히 중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차이점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은데, 뭔지 말하기는 좀 어렵다. 아마도 기타 사운드라든지 기이한 샘플링같은것일까? "Waterhells"과 Korova 시절에 발표했던 음반들간의 차이점이라 함은 무엇이겠는가?
"Waterhells"은 사실상 전문적인 스튜디오 사운드를 내는 첫번째 앨범이랄 수 있다. 그래서 기타 사운드라든지 보컬의 음향이 훨씬 나아졌다. 그리고 이번 앨범은 전 앨범 "Dead like an angel"에서처럼 6명이 아닌 세명만으로 녹음했다. 그런 이유로 모든 것이 조금 더 통일되었다고 볼 수 있다.

- KorovaKill은 프로젝트 밴드인가, 풀타임 밴드인가?
KorovaKill의 모든 멤버는 직장을 가지고 있거나, 학생이지만, 지금 이 순간 내게 있어 KorovaKill은 풀타임 밴드와 마찬가지다. 우리 드러머 Moritz는 Abigor, Darkwell, Angizia, Dornenreich, Siegfried, Enid등의 밴드에서 녹음이나 콘서트를 하고 있다. Renaud 역시 몇몇 밴드나 프로젝트에 소속되어 있다. 그런고로 현재 KorovaKill에 전력을 쏟아붇고 있는 것은 나혼자라고 말할 수 있겠다.
사실상 우리에게 KorovaKill은 프로젝트도 풀타임 밴드도 아니다. KorovaKill은 단지 우리들 사이에서 살아가길 원하는 넘쳐나는 내적 단상들에 대한 자기방어의 일환이랄 수 있다. 탄생은 기쁨이 아니다. 그것은 고통과 많은 양의 피를 요구한다. 우리는 곡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곡이 우리에게 온다. 그런 이유로 KorovaKill은 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고통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 그건 매우 흥미로운 대답이다. 왜냐하면 이전에 내가 인터뷰했던 몇몇 뮤지션들은 단지 그들의 머리속으로부터의 느낌과 이미지들을 자유롭게 떠나니게 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는 그러한 느낌과 이미지로부터 너 자신을 방어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너 자신은 그것이 괴로운 것이라 했지만, 솔직히 내게는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다. 내 생각에 너라는 인간은 지나치게 창조적이거나 지나치게 정신적이지 않은가 하다. 내가 너를 제대로 이해한건가?
우리의 피부는 우리 주위의 모든 파장으로부터 우리를 방어하기에는 너무 약하다. 우리의 음악은 단순히 그것들에 대한 징후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가 목표로 하는 바는 아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들은 대부분 SUMMONING, DORNENREICH, ABIGOR, HOLLENTHON, RAVENTHRONE 그리고 KOROVAKILL과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 밴드들이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도대체 이 자들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오스트리아 메탈씬이란 건 설명하기가 매우 힘들다. 오스트리아 메탈씬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너 자신은 오스트이라로부터 어떤 특별한 자극을 받는가? 베토벤이나 슈베르트같은 클래식 작곡가들이 너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생각은 안한다.
오스트리아 아방가르드 블랙메탈은 메탈이란 영역에서 발견될 수 있는 모든 스타일의 모든 영역을 다 담고 있다. 몇몇 훌륭한 밴드들은 바로 네가 언급했던 밴드들이다. 그밖의 밴드로는 이 세상의 음악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Classic-Folk-Metal-Theatre-Landscapes의 ANGIZIA, 그리고 대단한 데뷔앨범 "Cybionic Black Art"를 발표한 Satanic Science-Fiction Biomechanics를 표방하는 SPRAWL은 믿을 수 없을정도로 훌륭한 테크노 재즈 블랙메탈을 들려준다. 그리고 당연히 KREUZWEG OST가 들려주는 전쟁음악과 죽이는 밴드 BELPHEGOR를 빼놓을 순 없다. 오스트리아는 매우 작기 때문에 조만간 너는 이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은 메탈에만 빠져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우 자아가 강한 사람들이라 그들 개개인의 취향에는 영역이란 것이 없다. 심지어 그들 중 몇몇은 디스코테크에서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서로 영향을 받거나 주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항상 서로에게 독립되어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Abigor, Summoning, Korova, Belphegor같은 밴드들은 블랙메탈 씬에서 1994년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밴드들 이전에는 PUNGENT STENCH나 DISHARMONIC ORCHESTRA등의 밴드만이 있었을 뿐이다. 그 밖의 모든 밴드들은 그 이후에 등장했다.

- 다음 앨범에 대한 계획이 잡혔는가? 그 앨범에서는 뭘 기대하면 되겠는가?
지금 우리는 미니앨범 "Echoworld"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곡들은 97년에 쓰여졌고, 조만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이 곡들은 "Waterhells"의 곡들처럼 차분하거나 추상적이지 않다. 이것들은 거의 광기에 가깝고 폭발적이다. 이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엿같은 세상에 대한 조소가 될 것이다. 이 앨범의 컨셉트는 약에 찌든 기계같은 인간, 그리고 광견병에 걸린듯한 컴퓨터 세상, 물질 만능주의등에 대한 것이다.

- 어떤 음악을 평소에 듣는가?
나 자신의 느낌으로도 벅차다는 이유로 나는 음악을 전혀 듣지 않는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들어야 할건 모두 들었다고 생각한다.

- KorovaKill의 추구하는 음악적 그리고 사상적 방향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 어떤 목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린 단지 우리 머리속을 방해하는 모든 단상들을 죽이기 위해 음악을 만들 뿐이다. 그게 다다.

- 네 말을 듣다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KorovaKill이란 존재와 너의 음악이란 것은 네가 세상 혹은 네 자신과 의사소통하는 방법이자 너를 둘러싼 주변환경과 투쟁하는 수단이 아닐까라는... 너는 너 자신을 뮤지션 이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네말대로 난 나 자신을 뮤지션으로 여기지 않는다. 연주와 노래는 내 인생의 아주 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 오늘날의 메탈씬에 대한 너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
음, 나는 음악을 더 이상 듣질 않는다고 앞에서 말했는데, 그 이유는 거의 대부분의 음악들은 재탕의 재탕의 재탕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블랙 메탈은 예외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전세계의 메탈씬을 대표하지는 않는다.

- 한국의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는가?
한국의 팬들이여. 자본주의 시장에 길들여져 그들이 원하는 대로 이끌려지지 말아주길 바란다.(그러면서 십이지신 그림을 함께 보내왔다.)

- 인터뷰에 매우 감사하며, 너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바란다.
애너키스트 너 역시. 너의 메일은 언제나 환영 받을 것이다.
www.korovak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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