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ISEGRIM
타이틀 : Dominus Inferus Ushanas
포맷 : CD
코드 : MAS CD0253
레이블 : Massacre Records
년도 : 2000
출신 : Germany
스타일 : Satanic Black Metal
앨범애착도 : 7/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늑대가 모든 악의 상징이었다라는 구약성경의 구절에 착안해 자신의 밴드명을 Isegrim이라는 늑대의 이름으로 지었다는 이 독일 밴드는 그 밴드명의 유래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Satanic Black Metal을 표방하는 얘들이며,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점을 "No Gothic Feeling"이라고 규정한다.
이 말을 보고 즉시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라는 것은 뻔하다. 얘들 역시 자신들을 Pure black metal 혹은 True black metal로 간주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트렌드와 섞이지 않음으로써 순수함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얘들은 정말 순진한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을 들어볼라치면 이들이 혹시나 순진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은 쏙 사그러든다. 마음 착한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그런 극악무도한 음악을 50분동안이나 쉴 새 없이 내뱉는다. 템포 변화같은 것은 없다. 키보드 따위의 효과음도 있을리 없다. 그냥 쳐댄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연주력이 상당히 뒷받침이 되고, 녹음 상태도 꽤나 훌륭해서 그다지 로우(raw)하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한편으론 녹음상태까지 구렸더라면 그 사악함이 더 굉장했을거라는 생각에 아쉬움도 있긴하다. 그리고 멜로디라곤 전혀 없는 보컬라인에 비해, 대단히 깔끔한 멜로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타 라인이 매우 인상적이라서 얘들에게도 일말의 양심(?)은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다.
"Dominus Inferus Ushanas"는 이들의 첫번째 정규앨범으로 지난 두장의 미니앨범은 Last Episode에서 발매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와 지금의 음악에 큰 차이점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서 애써 구해보려는 생각은 없다. 이런 류의 음악 스타일을 하는 밴드의 특징 중 하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식 사고방식이니까 변화같은 거 할리는 없을거다.
어쨌거나, 떡칠을 한 콥스페인트 같은 거 굳이 살펴보지 않아도,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류의 휘몰아치는 음악 스타일로 꽈 차 있는 씨디를 한바퀴만 돌려보면 이 녀석들이 착한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유형의 인간들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런 류의 얘들에게는 괜히 메일 따위 보내지 말고 그냥 음악만 들어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혹시나 세상이 너무나 엿같아서 증오밖에 남은 게 없는 사람에겐 좋은 친구가 되줄지도 모르겠다.

2001/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