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KOROZY
타이틀 : Long Road to the Land of Black
포맷 : CD
코드 : BLTE-9910
레이블 : Black Tears Of Death
년도 : 1999
출신 : Bulgaria
스타일 : Symphonic Black
앨범애착도 : 8.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Korovakill의 전신 밴드인 Korova에 한창 관심을 가지며 좋아하고 있을때, 어디선가 문득 Korozy란 불가리아 밴드가 있다란 것을 알게 되었다. 속으로는 별놈의 아류가 다 있구나 생각하고 그냥 그렇게 흘려넘겼다. 기억 아주 깊숙한 곳에서 희미하게 이름만 존재하는 밴드였던 Korozy가 다시 기억 바깥으로 뛰쳐나오게 된 것은 때마침 유행이 되고 있던 음반공구때문이었다. 때마침 갖게 된 동구권 출신에 대한 막연한 기대치 때문이기도 했다. 게다가 아직 불가리아 출신의 음악은 들어봤는지 기억에 없었다. 바로 공구에 참여했다.
처음 씨디를 받은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같이 공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음반의 자켓과 부클릿, 사진등을(즉, 시각적 측면)을 보며 "이게 뭐야?"라며 매우 실망했던 것이다. 마치 질 안좋은 프린트로 찍어냈거나, 역시 질 안좋은 복사기로 복사한 듯한 부클릿의 조악한 해상도는 이게 진짜 정품 맞나 의심할 여지가 충분했다.(앨범그림은 스캔과정에서의 해상도가 떨어져서 그런게 아니라 원래 저렇다.) 그런데, 이상스럽게도 나는 Korozy의 이런 영세성이 참 좋은 인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좋았던 그 인상은 음악을 듣고 확신으로 굳어지게 된다.
나는 블랙메탈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사운드에 훌륭한 장비와 프로듀서, 그리고 돈들인 티가 나는 부클릿등등... 이런거 다 좋다. 그런데, 그런 음반을 듣고 있자면 뭔가 허전하다는 기분이 든다. 별로 블랙메탈스럽지 못하다고나 할까. 뭐 진정한 블랙이 뭐니 어쩌니 하는 화두에 또 휘말리고 싶지는 않다. 그저 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렇게 열정적으로 승부하는 밴드의 음악이 좋은 것이고, 음악에 대단히 충실함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Long road to the land of black"은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이들의 "첫"번째 앨범이라고 하는데, 음악은 전형적인 심포닉 블랙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시설과 장비로 녹음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들을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이유 역시 바로 이 때문이다. 열악한 녹음에 있어서 최악의 단점이란 것은 각 악기간의 사운드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대부분인데, Korozy의 음반에서는 어떤 악기가 상대적으로 튄다거나 묻힌다거나 하는 게 거의 없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곡 자체도 무지하게 훌륭한 작품들이다. 심포닉블랙에서 의당 있어야 할 드라마틱한 곡 전개도 물론이다. 시각적인 요소 빼고는 엄청나게 신경쓴 잘 만든 앨범이라고 칭찬해주고 싶다.
그래서 한번 더 얘기하지만 제 아무리 사운드 빵빵해야 하는 심포닉 블랙메탈이라고 할지라도 모름지기 블랙메탈은 이래야 된다.

2001/12/19







밴드 : KOROZY
타이틀 : From the Cradle to the Grave
포맷 : CD
코드 : 043-008
레이블 : Irond Records
년도 : 2001
출신 : Bulgaria
스타일 : Symphonic Black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일단 놀랄 '노'자로 이 글의 시작을 연다. 지금 듣고 있는 이 음악을 만든 장본인이 진짜로 그 영세성의 극을 치닫던 그 Korozy와 동일인물, 아니 동일밴드인가라는 의문으로 시작, 믿을 수 없는 음악적 포만감으로 끝을 내버린 이 앨범은 부클릿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불가리아의 그 Korozy와 일치했다. 하긴 Korozy라는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가진 밴드가 또 존재하리라곤 생각지 않았지만...
먼저 부클릿을 보자. 뭐 디자인이야 그렇다치고 깨끗한 프링팅의 차이를 명백히 확인할 수 있다. 직접 확인해줄 순 없지만, 그 종이의 질과 속지의 내용들도 매우 수준급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건인 음악은 어떤가... 별다른 수식어 필요없이 "끝내준다"라는 말 한마디로 충분하다.
비록 전작에서는 눈치를 못챘지만, 이 Korozy라는 밴드의 중심에는 G Memanus라는 중심인물이 있는 것 같다. 이 친구는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고 있으며, 팀내의 모든 곡과 가사를 쓴다고 부클릿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다. (데뷔앨범에서는 명시할 공간이 부족해서인지 언급하지 않았었다.) 아무튼 이 친구의 음악적 재능은 기대 이상이다. 블랙메탈이란 장르를 즐겨듣는 청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비범한 인물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키보드... 새로 바뀐 이 키보디스트는 Korozy의 음악을 진정 다시 태어나게끔 만들었다. 멋지다.
이 앨범에서 딱 한곡을 뽑아 들려주고 싶지만, 그러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고, 그 어느 한 곡 따돌릴 수가 없을만큼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음악들이 이 앨범에는 꼭꼭 들어차 있는 것이다. 물론 녹음 수준도 매우 하이하다. 이런 정도 수준의 앨범은 반드시 구입해서 방안에다가 모셔놓고 수시로 꺼내들어야 한다. mp3로 듣는다는 거... 그거 별로 좋지 않다. 이런 밴드가 mp3의 악영향으로 음악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한다면 참 슬픈일이지 않을까? 불가리아 밴드건 한국 밴드건간에 그건 분명 슬픈 일이다.

2002/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