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PAVEMENT
타이틀 : Slanted & Enchanted
포맷 : CD
코드 : OLE-038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 1992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락이란 장르가 계속 발전되어오면서 끊임없이 존재해오던 이름들중에는 로우파이(Lo-Fi : Low-Fidelity)라는 것이 있다. 60년대부터 시작된 창고형 밴드들부터 시작해서 70년대의 펑크밴드들의 음반들은 모두들 로우파이였다. 그러나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로우파이'는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지금에 와서 로우파이는 단순히 로우파이라는 녹음방식의 질적인 수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의 로우파이는 하나의 장르를 의미하고 있다. 스타일로써의 로우파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구린 그 녹음으로 인해 전혀 새로운 느낌의 쾌감을 제공하며, 최대한으로 인위적인 가공을 배제한 미니멀리즘에 충실하다. 열악한 자본으로부터 기인했겠지만, 로우파이 밴드들은 상업주의 팝뮤직 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과 메인스트림 주변에만 머물러 있는 그들의 시선으로 인해 Left-field라는 명칭으로도 불리곤 한다. 이러한 로우파이 계열의 밴드중 가장 대중적인 밴드로 알려진 것이 Pavement다. 로우파이란 이름을 장르로써 구분짓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며, Sebadoh와 더불어 90년대 아메리칸 인디락의 살아있는 클래식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Pavement의 신화 즉 로우파이의 신화가 시작된 해는 바로 이들의 데뷔앨범 Slanted & Enchanted가 발표되기 바로 직전인 90년도 전후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92년 제대로 된 신화가 시작되었다.
팝뮤직인 가지고 있던 구조를 철저하게 해체해서 그 조각들을 다시 재구성해냈다고나 할까... 이들의 음악은 철저하게 팝적인 멜로디와 극단적인 간결함으로 인해 기묘한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Stephen Malkmus가 부르는 그 노래의 멜로디는 지극히 팝적이지만 그 신비스러운 목소리의 톤은 팝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이질적이다. 기타, 베이스, 드럼이라는 락의 기본구조는 절대적으로 기교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 여느 화려한 사운드보다도 잘 꾸며져 있다. 철저하게, 너무나 철저하게 쓸데없는 음들을 배제했다고나 할까... 이 비어있는 공간감은 왠지 허전하지가 않다. 무언가 그 빈공간안에 존재함이 틀림없다. 이런것을 여백의 미라고 하는 걸까...
고등학교때 난 미술시간을 싫어했다. 늙으신 미술선생님은 매번 동양화를 보여주면서 '여백의 미'를 찾아보라고 했다. 하얀 화선지에 '여백'이라 불릴 수 있는 건 참 많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미'를 찾기란 내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그 '여백의 미'란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내게 취향을 강조하던 그 늙으신 미술선생님께 이들의 노래중 딱 세곡만 들려드리고 싶다. Summer Babe, Trigger Cut 그리고 20세기 최고의 발라드 Here... 그리고 똑같이 말씀드리고 싶다. "선생님은 이 음악에서 여백의 미가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느끼실 수 없다면 전 선생님께 '미'라는 음악 점수를 드릴수 밖에 없군요. 뭐 선생님 인생에 음악점수가 뭐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마는..."

2001/01/22







밴드 : PAVEMENT
타이틀 : Watery, Domestic
포맷 : mCD
코드 : OLE-044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 1992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8/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밴드 : PAVEMENT
타이틀 : Westing : by Musket and Sextant
포맷 : CD
코드 : DC-14
레이블 : Drag City
년도 : 1993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8/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밴드 : PAVEMENT
타이틀 : Crooked Rain, Crooked Rain
포맷 : CD
코드 : OLE-079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 1994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미국 밴드중의 하나였지만 지금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밴드 Pavement의 두번째 정규앨범이다. 예전에 Pavement의 음반 몇장에 관해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은 적이 있지만 그걸로 Pavement의 모든 걸 다 써냈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내가 가진 Pavement의 앨범들 중 몇장의 앨범에 대한 코멘트가 전혀 달려있지 않아 마음 한켠이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Pavement의 정규 앨범들은 그 어느 것 하나의 우열을 가릴 수 없으리만치 내게는 소중한 보물같은 것들이기 때문에 어떤 앨범이라도 내 메모장에는 빈 공간인채 남겨두고 싶진 않다.
아마도 Pavement의 음악을 들어본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Stephen Malkmus가 결코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Stephen Malkmus가 부르는 노래가 엉망이라고 생각해 본적도 없다. 삑사리가 나고 음정이 뒤틀릴 때도 있지만 그것이 나름대로 Pavement라는 밴드가 가진 가장 큰 매력으로 와닿는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Pavement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을 Stephen Malkmus의 목소리라고 단정짓는 사람들이 Pavement의 팬들중에는 많다. Crooked Rain, Croked Rain은 그의 목소리가 가장 엉성하게, 동시에 매력적으로 어우러지는 앨범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첫 곡 'Silence Kit'이 이 매력을 결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엉성함에서 나오는 이 기묘한 멜로디는 Pavement라는 밴드, Stephen Malkmus라는 인물이 아니라면 절대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다.

2004/05/02







밴드 : PAVEMENT
타이틀 : Wowee Zowee
포맷 : CD
코드 : OLE-130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 1995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Pavement의 음악적 특징은 간결하고도 깔끔한 사운드에 있다. 아니 간결하기 때문에 깔끔하다라는 느낌이 든다. 키보드라는 악기를 첨가해도 마찬가지다. 화음이라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라인을 긋는다는 느낌이랄까... 자칫 사용하면 화려하긴 해도 지저분할 수도 있는 악기들의 음을 최소화 시키면서 자신들의 스타일을 만들어간다. 또한 여전히 팝적인 멜로디의 재구성을 버리지 않았다. 가만가만 이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듣기는 쉬우나 결코 만들어내기 쉽지는 않을듯한 멜로디를 사용하고 있다. 각각의 악기들은 왠지 제각각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듯하여 서로 쉽게쉽게 어우러질것 같진 않다. 그러나 그 조화는 절묘하다. Pavement의 음악적 특징은 이러한 모순된 심포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쉽게도 94년 발표된 이들의 두번째 앨범 Crooked Rain, crooked rain은 엠피쓰리로만 들어봤을뿐 가지고 있지 못하다. Wowee Zowee는 이들의 세번째 앨범으로써 데뷔앨범보다는 덜 강렬하고, 두번째 앨범보다는 실험적이다. 그렇지만 이 말이 데뷔앨범보다 멜로디가 떨어지고, 두번째 앨범보다 듣기 어려워졌다라는 말을 의미하진 않는다. 여전하다. 여전히 Pavement다운 듣기좋게 왜곡된 팝락을 들려주고 있다. 제 아무리 디스트를 잔뜩 건 기타라 하더라도 Pavement의 모든 음악은 강렬하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펑크적인 요소를 갖춘 곡이라 하더라도 가만가만 읊조린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차분하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는 미니멀리즘에 기인한다. 제 아무리 다양한 악기와 완성된 편곡을 거쳤다 하더라도 예의 그 간결한 사운드는 사라지지 않는다. 읊조린다라는 느낌은 단지 보컬만이 주는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나머지 악기들이 내는 소리 자체가 읊조린다라는 느낌을 준다. 악기들이 읊조린다는 말도 안되는 느낌이 Pavement의 음악에는 존재한다. 사실 Wowee Zowee는 Pavement가 발표한 다섯장의 음반중에 가장 떨어진다는 취급을 받고 있는 앨범이긴 하지만, 인정할 수 없다. 어쩌면 18곡에 60분 가까이 되는 그 런닝타임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긴 런닝타임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지루함을 던져주는걸까? 난 이들이 발표한 다섯장의 음반중 소유하고 있는 세장의 음반 모두에 떨어진다는 느낌을 갖고 있지 않다. 각각의 음반들에는 연륜과 부담감이 작용하는지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난 그 차이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다. 글쎄, 조금 더 세련되어져간다고나 할까... 로우파이라는 음악에서 세련미라는건 자살 행위와 마찬가지의 의미다. 그러나 메인스트림의 그 어떤 밴드가 Pavement가 제시하는 세련미를 흉내낼 수 있을까? We Dance나 Grounded같은 곡의 분위기는 그 어느 밴드에게서도 얻어낼 수 없는 Pavement만의 독점적인 매력이다. 다른 밴드가 이런 분위기를 낸다면 난 왠지 그 밴드가 미워질 것 같다.

2001/02/23







밴드 : PAVEMENT
타이틀 : Brighten the Corners
포맷 : CD
코드 : OLE-197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 1997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9.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내가 기억하는 Pavement에 관한 최초의 기억은 국내 TV의 모 프로그램에서 (아마도 주말 정오쯤 방영했던 음악관련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지금의 영화소개 프로그램같은거) 'Shady Lane'이란 곡의 뮤직비디오를 본 것이었는데, 그 당시 나는 비정상적(?)이기도 한 여백과 불협화음,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매우 듣기 편하고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의 분위기와 그런 음악을 연주하는 Pavement라는 밴드에게 뻑 가버렸던 것 같다. 단 한곡을 단 한번 들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최초로 Pavement를 알게 된 무렵이 아마 이 네번째 앨범 'Brighten The Corners'가 발표된 즈음인 97년 말이나 98년 초일 것이다.
여전히 감미롭고 순박한 정서가 흠뻑 퍼지는 멜로디라인과 절대 오버하지 않는 단조로움에서 배어나는 공간감등이 매력적인 여전한 Pavement의 앨범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일런지도 모르겠으나 솔직히 말하자면 'Brighten The Corners'의 곡들은 다른 앨범의 곡들에 비해 처음부터 쉽게쉽게 들어오지는 않는 편이었다. 최초에 이 음반의 곡들은 전반적으로 모두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음유시처럼 들렸고, 상당히 차분한 분위기로 이루어진다. 이전의 음반들과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기타 플레이가 보다 다채로와졌다는 점인 것 같다. 원래도 그랬지만 기타의 노이즈 사용이 보다 다양하게 쓰여지고 심지어는 실험적인 시도도 있는 듯 들렸다. 여기까지 써놓고나서 보니 Pavement가 무슨 Sonic Youth나 Her Space Holiday, His Name Is Alive같은 익스페리멘탈 인디팝 밴드와 같은 범주의 스타일로 바뀌었나 의심케끔 하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 같아 노파심이 생기는데, 아무래 주절주절 앨범간의 차이점을 얘기해보려해도 Pavement의 음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Pavement다운 맛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Pavement를 좋아하는 것이다. 'Brighten The Corners' 역시 언제 어느 순간에 들어봐도 Pavement만의 분위기라는 게 음반 전체에 흐드러져있는 음반이다.

2004/05/05







밴드 : PAVEMENT
타이틀 : Terror Twilight
포맷 : CD
코드 : OLE-260
레이블 : Matador Records
년도: 1999
출신 : US
스타일 : Lo-Fi / Indie Rock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어느 누군가에게 개인적으로 Pavement의 음악을 추천해주고 싶다면 난 주저없이 이 앨범을 먼저 들어보라고 권할것이고, 그 중에 꼭 5번째 트랙인 Major Leagues를 들어보라고 할 것 같다. 특히나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나라는 인간을 잘 알려주고 싶은 누군가에게 말이다. 물론 Major Leagues라는 노래가 내 개인사를 노래한 것도 아니고 나의 정서가 그 곡이 내는 분위기처럼 맑고 차분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아끼는 누군가, 혹은 나의 영역으로 초대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을때 들려주고 싶은 그런 곡이 있다. "이거 어때?" 하면서... 혹시나 Major Leagues라는 곡을 들려줄 여건이 안된다면 이 앨범의 어떤 곡이라도 상관없다.
이 앨범은 지난 네장의 정규앨범동안 Pavement라는 밴드가 들려준 음악과는 뭔가 다르다. 그러나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앨범은 가장 Pavement다운 음악이란 생각이 든다. 세련미와 완성도가 로우파이에 있어 치명적이라면 이 앨범은 더이상 로우파이는 아니다. 그러나 굳이 그러한 굴레 때문에 이 앨범의 장점을 일부러 거부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그동안 보여줬던 Pavement의 음악이란것은 그 지나칠 정도로 거짓없이 순수한 사운드와 실험적인 객기로 인해 장난끼라는게 느껴질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장난끼라는건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면 때문에 성숙과 세련미라는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바로 전 앨범인 Brighten The Corners에서부터 이러한 특성들이 발견되기 시작되었다는데, 안타깝게도 유독 이 앨범만은 전혀 들어보질 못했다. 그렇지만 굳이 들어보지 않더라도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데뷔 앨범 이전의 EP 모음집부터 가장 근작이랄 수 있는 이 "Terror Twilight"까지를 듣다보면 이들의 사운드가 점점 진지해지고 있다라는 것이 느껴진다. 하긴 그러한 진지함은 데뷔앨범때부터 존재한 것이긴 하지만...
이 시점의 이 앨범은 과연 Pavement라는 밴드에게 있어 완성형일까? 이러한 의문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문득 밑도 끝도 없는 막연한 기분이 든다. 사소한 조금 전의 걱정부터 시작해서 나는 왜 살고 있는걸까라는 본질적인 의문까지... 이 앨범은 밑도 끝도 없이 나를 그런 기분으로 몰고 간다.
한 밴드의 과정을 지켜본다는 기분이란게 과연 어떤 것인지... 겨우 음악따위로 뭐 그런 기분까지 드냐라고 반문하는 자에겐 지금 당신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가 뭐냐고 되묻는 것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
어쨌거나, 어떤 밴드는 계속되는 변화속에 급기야 등을 돌리게 만들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Pavement라는 밴드는 계속되는 변화속으로 나의 등을 떠밀어 버린다. 두 경우 다 나를 우울한 기분으로 빠트린다. 전자의 경우는 배신감으로 우울하고 후자의 경우는 그 음악이 너무나 우울해서이다. 그렇다고 굳이 Pavement의 음악이 그런 우울함을 내게 강요하진 않았다. 어쩌면 우울함을 느끼는건 나 자신만일지도 모른다. Major Leagues는 그 가사조차 우울하다. 혹시나 내가 만약 완전한 영어를 쓰는 미국인이었다면 울어버렸을까?

2001/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