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PERPETUAL
타이틀 : Ad Perpetuam Rei Memoriam
포맷 : CD
코드 :
레이블 : Thrash Corner Records
년도 : 1998
출신 : Puerto-Rico
스타일 : Melodic Black Metal
앨범애착도 : 6.5/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알만한 사람은 다 알만한 모 싸이트에서 하는 "가을 특가 판매"기간에, 쉽게 말하면 "안팔리는 씨디들 재고처분"하는 기간중에 싼맛이라는 달콤한 이유로 다량 구입한 앨범중에는 Perpetual이란 정체불명의 씨디도 있었다. 아니? 내가 이런 것도 주문했던가??? 의아한 나는 영수증과 배달된 물건을 대차대조함으로써 땡을 하나 잡았다는걸 금방 알 수 있었다. 바보같은, 아니 고마운 녀석들이 실수인지 서비스 차원인지 한장의 씨디를 더 껴준 것이었다. 한두장 빼먹고 배달하는 경우는 부지기수지만, 더 껴서 들어오는 경우라니... 이건 정말 흔치 않은 경우다. 제발 이런 실수라면 얼마든지 해다오...
어쨌거나, 운명처럼(?) 내 손에 들어온 Perpetual이란 밴드의 예쁘장한 앨범 - 이렇게 화사한 색감의 블랙메탈 음반을 본적이 있는지...- "Ad Perpetuam Rei Memoriam"은 생각보다 꽤나 괜찮았다. 아~주 괜찮은게 아니라 생각보다... 시작을 이리 장광설로 늘어놓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 밴드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강추'를 외칠만큼 음악이 죽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소개를 할 생각을 했는가하면 이 밴드의 출신지역이 매우 흥미롭기 때문이다. 밴드의 부클릿에 소개되는 contact란에는 P.R.이란 지역으로 연락하라고 표기가 되어 있다. 전공시간에 배우는 P.R.이라면 한두페이지는 너끈히 썰을 풀 수 있을 정도로 잘 알고 있지만, 지리학에 그리 밝지 못한 내가 P.R.이란 지명을 알리는 만무하다. 그런데, 가만보니 멤버들의 이름들이 심상치 않다. Fernando Sanchez, Rafael Caban, Endel Vazquez, Omar Ortiz... 산체스니 라파엘이니 하는걸로 보아 스페인 출신인가 했건만... 놀랍게도, 정말 놀랍게도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라 한다. 지금까지 나는 '푸에르(Puer)'+'토리코(Torico)'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푸에르토(Puerto)'+'리코(Rico)'였다... 그래서 푸에르토리코를 P.R.로 표기하는 줄 새로이 알게 된것이다. 지리학까지 연마하게 하는 이 바닥의 음악적 영향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아무튼, 다시 한번 '놀랍게도' 이 Perpetual이라는 밴드는 Puerto Rico출신이다. 알고 있는 남미밴드라고는 Sepultura나 Sargofago, Buried Dream정도 밖에 없을 뿐더러, 더구나 블랙메탈을 하는 밴드는 단 한개도 알고 있지 못하다. 그것은 다분히 무지에 기인한 것이리라. 코리아 블랙메탈 매니아인 내가 푸에르토리코의 Perpetual이란 밴드의 존재에 대해 놀라듯이, 푸에르토리코 블랙메탈 매니아 역시 한국의 Oathean이나 Sad Legend라는 이름을 듣게 되면 놀랄지도 모른다. "아니? 한국에도 블랙메탈이 있단 말야?"라면서...
음악이 세계의 만국공통어라는 걸 깨닫게 되면 저쪽 콩고나 우간다에도 블랙메탈 밴드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잘못된게 아니다. 사실 아닌게 아니라 여기서 알게 된 라틴계 친구들중 몇명은 메탈음악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 그 놈들은 전부다 느끼마틴의 "라삐다로까"같은 음악만 좋아할 줄 알았는데... Perpetual이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라는 사실에 놀랐던건, 그 지역적인 생소함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Perpetual의 음악 자체가 다분히 유럽식이었기 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들의 음악은 못나가는 노르웨이 밴드가 연주하는 블랙메탈 같다. 기타의 리프는 스웨덴의 멜로딕데쓰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듯 보이고, 보컬이나 키보드등의 블랙적 요소는 확실히 북구의 스타일이다. 어느 타이밍에 여성보컬을 써야하는지 등의 센스를 보더라도 북유럽 블랙메탈의 냄새가 많이 난다. 푸에르토리코란 선입견을 거세한 채 Perpetual을 평가하자면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만한 밴드는 아니다. 달착지근한 키보드 멜로디도 그렇고, 거친 기타의 질감도 그렇고 듣기에는 상당히 좋다. 그러나 금방 질릴지도 모른다... 상대적인 평가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만한 밴드라고는 생각된다. 그러나 이상스럽게도 '개성'이란것에 상당한 집착을 보이는 나의 절대평가에서는 뭔가 부족하다. 지나친 '흉내'로 인해 이들만이 낼 수 있는 뭔가가 있다란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타락천사 Lucifer가 '선'과 '악'사이에서 어떤 갈등을 겪는지를 그 소재로 삼고 있는 가사를 살펴보더라도 그 가사는 남미의 냄새가 아니다. 물론 기독교가 유럽의 것만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족을 붙여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Oathean이나 Sad Legend의 가사적 접근은 다시금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Perpetual의 음악이 대단히 구리다라는 건 아니다. 어느날 문득 들었을때는 대단히 좋게끔 들리니 말이다. 특히나 첫곡의 그 인트로 부분은 무척이나 마음을 경건(?)하게 할 정도로... 이러다 어느날 문득 이런 어조로 글을 쓴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은 요지경~~~ ^^

2000/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