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RAGING SPEEDHORN
타이틀 : Raging Speedhorn
포맷 : CD
코드 : SPV 085-72132
레이블 : Green Island Records / SPV
년도 : 2001
출신 : UK
스타일 : Hardcore Heavy Metal
앨범애착도 : 8/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Raging Speedhorn은 유명한 메탈 전문 잡지 Terrorizer를 보고 처음 그 이름을 접했었다. 작년 가을에 나온 81호의 Album of the month에 그 이름이 있었던 것이다. Terrorizer라는 잡지야 그전까지 명성만 들어봤지 내돈주고 직접 사서 본건 처음이기 때문에 이 말로만 듣던 잡지가 직접 손꼽은 Raging Speedhorn이란 밴드의 첫인상은 꽤나 강렬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Terrorizer란 잡지가 익스트림 메탈 전문 잡지인줄만 알았을 뿐 하드코어란 장르에 꽤나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잡지라는 것은 알지 못했었다. 물론 오해의 여지가 있을까봐 주지하는 바이지만 여기서 얘기하는 하드코어란 것은 Limp Bizkit, Papa Roach등으로 대표되는 랩메탈이라든지 핌프락이라 칭해지는 얼터너티브락이 아니라 Pantera, Slipknot, Soulfly, Sepultura의 근작등 다소 강렬한 코어음악을 얘기하는 것이다.(이 또한 복잡하긴 하지만, 80년대 미국 동부에서 성행했던 올드스쿨 하드코어라 칭해지는 음악이랑은 또 다르다.) 어쨌거나 하드코어든 헤비메탈이던간에 이 Raging Speedhorn이란 밴드는 꽤나 지명도 있는 잡지에서 '초강추'란 표딱지를 달고 강렬한 첫인상으로 내게 각인되었던 것이다. 그리고나서 거의 반년이 지난 지금에야 이들의 뚜껑을 열어보게 되었다. 이들의 사진을 본다든지 밴드네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만으로도 이들이 하드코어 밴드임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단순빵 하드코어 밴드란 사실만으로 이들이 그런 유명세를 탈리는 없다. 뭔가 음악적으로 뒷받침되는 것이 있기 때문에 결과가 그런거 아닌가하고 당연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 그것을 얘기해보려 한다.
Raging Speedhorn는 영국의 산업화지역인 Corby라는 동네에서 탄생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산업화 과정에는 그에 따르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자본주의의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인간성의 상실이라든지 희망의 부재라는 따위의 것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정적 요소들중 특히 정신적인 빈곤감등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떠념겨진다.
"Corby에 남아 있는 것은 좌절, 가난, 실직, 분노, 폭력, 차별뿐이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 분노를 어딘가 터뜨려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르기는 싫었다"
Raging Speedhorn은 밴드의 결성동기를 이렇게 얘기한다. 이러한 밴드의 결성과정은 미국의 하드코어 밴드 Slipknot과 상당히 유사한 점을 많이 보이고 있다. 인간들이 기계부속품처럼 살아가는 마당에 우리에게 이름이나 맨얼굴의 구분따위는 큰 의미가 없다라는 이유로 0번, 1번, 2번등의 숫자로 멤버명을 대신한다든지, 하나같이 기괴한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Slipknot 역시 공장 지구의 2세들이다. 그러한 결과로 나타난 Slipknot의 음악을 상상해보면 Raging Speedhorn의 음악스타일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Slipknot의 영국버젼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 두 밴드가 표현하는 음악에서 닮은 꼴이라고 한다면 헤드뱅잉하기 무지하게 어울리는 비트감이라는 것과 그 엄청난 분노의 분출량 이외에는 없다. 듣는 입장에서는 이리저리 몸을 흔들다가 그 분노의 무게에 짓눌리다 보면 이 두 밴드의 차이점을 그렇게 확연하게 파악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 경우에는 Slipknot이 다소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데 비해 Raging Speedhorn의 음악은 조금 더 감정적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Raging Speedhorn은 조금 더 익스트림하다. 이들의 보컬 때문인지는 몰라도 처음 들었을때는 네이팜데스류의 Grind Core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을 정도니 말이다.
Raging Speedhorn에는 보컬리스트가 두명이 포진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클린보컬과 그로울링 이런식으로 나뉘어져 있는것이 아니라 둘 다 엄청난 그로울링을 들려준다. 단지 한 명은 Pantera풍의 그로울링이고, 또 한명은 Canibal Corpse풍의 부루탈 그로울링이랄 수 있는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다.
이 두 극단적인 보컬 덕택인지 아니면 그 익스트림한 보컬에 맞장구 쳐주는 두대의 트윈기타 때문인지는 몰라도 Raging Speedhorn의 음악을 듣다보면 정신없이 휘둘리고 있다라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몰입해서 앨범을 끝까지 듣다보면 지쳐서 기진맥진해질지도 모른다. 물론 이들의 음악에서 서정성이라든지 아름다운 선율같은것을 기대한다면 매우 곤란해질 것이다. 부루탈 데스보다 더 부루탈하고 하드코어보다 더 격한 음악을 원한다면 Raging Speedhorn이 딱이다. 정말 이런 밴드의 라이브를 구경한다면 아마도 구경후 즉시 병원에 가봐야할 것이다. 깔리는 경우도 있겠고, 목이나 허리가 삐는 경우도 있을테니...

2001/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