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속옷밴드)
타이틀 : 사랑의 유람선
포맷 : CD
코드 : PMCD-9001
레이블 : Pastel Music
년도 : 2003
국가 : Korea
스타일 : Korean Indie
앨범애착도 : 9/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정말이지 이들의 음악을 처음 듣고서는 머리를 감싸쥐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록 심오하고 범우주적인 음악을 하는 진지한 영혼을 가진 듯한 사람들이 어째서 이리도 퇴폐적인 느낌 풀풀나는 문장으로 밴드의 이름을 지었을까라는 아이러니함 때문이었다. 물론 이런 아이러니함은 이들의 음반을 사고 한참 뒤의 일이다. 포스트락이란 장르에 대한 매력적인 기호를 읽고나서야 관심을 가지게 된 앨범이란 얘기다. 밴드명조차 이들에게는 실험적인 대상이었던 것일까? 어차피 가사가 들어가지 않은 인스트루멘탈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써 MONO같은 세계적인 밴드가 될 욕심같은건 없었던 모양이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재능에 역행하는 그러한 초연함에 감탄할 뿐이다. 런닝타임이 꽤나 긴 편임에도 이 앨범은 속옷밴드의 정규 앨범이 아닌 데뷔 EP로 분류된다. 정규 1집 앨범을 듣고 나서 다시금 제대로 들어보기 시작했지만, 이 EP는 데뷔앨범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라마틱한 구성이 덜하다는 느낌이다. 노이지함과는 거리가 멀고 딜레이를 잔뜩 머금은 몽환적인 기타의 깔끔한 울림이 전체적인 사운드를 대표한다. 다분히 실험적이지만 난해하지 않다. 자극적인 음악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듣기에 지루해질 수 있을 정도로 정적인 사운드지만 누구의 표현대로 불끄고 이불 속에서 한동안 이 시디를 플레이시키고 있노라면 별빛만이 존재하는 광활한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가 있다. 이건 단지 표현이 아닌 실재에서 나온 경험담이다.

2007/09/24







밴드 :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속옷밴드)
타이틀 :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포맷 : CD
코드 : PMCD-9020
레이블 : Pastel Music
년도 : 2006
국가 : Korea
스타일 : Korean Indie
앨범애착도 : 10/10
글쓴이 : Anarchist

Comment :
나는 개인적으로 라이브를 그다지 즐기지 않는다. 락음악 좋아하는 사람치고 공연장에 직접 가서 즐기는 걸 안좋아하는 사람이 없다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즐기는 음악보다는 조용히 혼자서 이기적으로 듣는 감상법을 더 즐긴다. 물론 일단 공연장에라도 가게 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이내 공연장 갈 돈으로 시디를 서너장 더 사는 게 더 낫다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속옷밴드'의 공연장만큼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인터넷으로 떠도는 정보만으로 이들의 라이브 능력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겠지만 이런 류의 철저한 감상용 사운드가 라이브에서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자못 궁금하기 때문이다. 설마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까지 헤드뱅잉이나 모슁을 즐기는 사람은 없을거라는 생각도 크다. 이 앨범은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해외의 유명한 포스트락 밴드의 음악보다 귀에 더 잘 들어온다. 어쩌면 우리나라 밴드라는 사실에서 오는 밀착감 때문일거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단순히 음악만으로 속옷밴드의 음악을 국내산으로 규정지을 수 없을만큼 이들의 음악은 인터내셔널하고 아스트랄하다. 이들의 음악에 대해서는 이미 국내의 여러 평론가들 내지는 네티즌들이 시보다 더 멋진 문장으로 다양한 칭찬을 해버렸다. 나도 그렇게 멋지게 표현하고픈 욕심은 있지만, 지금은 그냥 손가락 가는대로 자판을 두드리고 있다. 이런 방식이 왠지 이들의 음악에 가장 걸맞는 방식의 감상문 표현법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도 내가 모르고 있는 수많은 포스트락 밴드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앨범을 내지도 않은 그들의 음악을 샘플만으로 확인했을 때 느껴지는 그 뿌듯함은 이내 나혼자 뒤쳐져 있는 듯한 씁쓸함으로 변한다. 이렇게나 개인적인 음악이, 혼자서 들어야 제맛을 느낄것만 같은 음악이 여러사람과 공연장에서 공유될 때의 느낌은 어떨까? 옆에 사람과 동료의식이라도 생기게 되나?

2007/09/24